들어가며
CKA(Certified Kubernetes Administrator) 자격증에 관심을 가진 건 실무에서 비롯된 궁금증 때문이었다. GCP 환경에서 GKE를 사용하며 Pod를 배포하고, Secret이나 ConfigMap을 다루는 정도의 경험은 있었지만, 쿠버네티스의 전체 아키텍처나 다양한 오브젝트들의 원리까지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2025년, 제대로 한번 공부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고, 겸사겸사 CKA까지 취득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가격이라던지 시험을 보는 방법등은 다른 멋진 분들이 작성해 주신 글들이 많다. 나는 정보성 글보다는 시험을 준비하고 치르며 느꼈던 소회들과 이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어떤 것들을 배울 수 있을지 전달 하는 것을 목적으로 글을 작성했다. 나는 평범한 엔지니어이다. 이 시험도 한번을 탈락했고 숨김없이 준비 과정을 작성했으니 나와 같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럼 학습했던 방법 부터 시작해본다.
1. 학습 과정 — 11주 스터디
시험 준비에 앞서 약 11주간 스터디를 열어 참여했다. 이 스터디의 목적은 시험 합격이 아니라 쿠버네티스 자체를 제대로 학습하는 것이었다. Mumshad 뭄샤드 선생님의 강의에 딸린 Practice 문제를 돌아가며 풀이하고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실제 가상 터미널에서 연습해볼 수 있으므로 손에 기본적인 명령어를 익히는데 정말 좋다.
스터디가 중반에 접어들 무렵부터 시험 준비를 병행하기 시작했다. 시험 대비로는 다음 정도를 소화했다.
- Mumshad 강의의 Mock Exam(Practice) 3세트를 각 2회 풀이
- Killer.sh 모의시험 1회 풀이
돌이켜보면, 이 분량은 시험을 통과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2. 1차 시험 — 담담한 후기들이 원망스러웠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시험에 들어갔지만, 생각보다 CKA는 빡셌다. 사전에 기술 블로그의 후기들을 많이 읽었는데, 대부분 담담하게 적혀 있어서 여느 IT 자격증 시험과 비슷할 거라 생각했다. 아니었다.
CKA의 난이도는 크게 두 가지에서 온다.
첫째, 시간이 생각보다 없다. 차근차근 풀다 보면 끝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빠르게 해치워 나가야 한다. 비유하자면 터미널에서 보는 수능이다. 아는 문제는 빠르고 정확한 풀이가 필요하고, 풀이가 떠오르지 않는 문제는 과감히 넘겨야 한다. (하지만 모르는 문제는 몇개 없어야함.)
둘째, 실습 기반 시험의 특성상 "대충 아는 것"이 통하지 않는다. 개념을 알아도 손이 따라가지 않으면 시간 안에 풀 수 없다.
결국 나는 시간 부족으로 몇 문제를 풀지 못했고, 커트라인을 1문제 차이로 놓치며 탈락했다.

3. 2차 시험 — 패배에서 뽑아낸 전략
재시험까지 보완한 점은 명확했다. 아는 문제를 얼마나 빠르게 푸느냐가 핵심이었다.
1) 공식 문서 네비게이션 숙달
CKA 시험에서는 쿠버네티스 공식 문서를 참조할 수 있다. 하지만 시험 중에 문서를 탐색하는 시간 자체가 큰 비용이다. 어떤 오브젝트의 YAML 예제가 문서 어디에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페이지를 참조해야 하는지를 "손으로" 외워갔다. 머릿속에 있는 YAML의 모양을 복붙과 직접 작성을 통해 빠르게 만들어내는 연습을 반복했다.
2) IDE 활용법 숙달
리눅스 기반 시험 가상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IDE가 있다. 이 IDE를 십분 활용하는 것이 중요했다. YAML은 들여쓰기가 생명이고, 편집에 익숙해져야 1번에서 연습한 속도를 실수 없이 발휘할 수 있다.
3) 기출문제 추가 학습
유튜브에서 CKA 기출문제를 공유하는 채널들을 찾아보았다. 주로 인도 출신의 크리에이터들이 공유해주는 영상들이었는데, 이를 통해 추가 연습을 했다. 실제 시험에서도 이 기출문제 학습 덕분에 풀 수 있었던 문제가 있었다.
결과 — 합격. 한 번의 패배 후에 맛본 합격의 성공은 도파민이 뿜뿜이었다.

4. 실무와의 연관성
CKA를 취득하고 나서 실무에서 체감한 변화는 크게 세 가지다.
1) 최신 오브젝트에 대한 감각
예를 들어 Ingress는 향후 Deprecated 될 예정이라고 알려져 있다. 시험을 준비하면서 Gateway API를 접하고 사용 방식을 익힐 수 있었다. 지금 마이그레이션이 필요하다면, 이미 개념을 익힌 상태에서 구체적인 전환 방법만 고민하면 되는 상태가 되었다.
2) YAML 작성이 "내 것"이 되었다
kubectl get po 같은 명령어를 넘어서, YAML을 직접 작성하는 것 자체가 손에 완전히 익었다. 단순히 아는 수준이 아니라, 정말 자기 것이 된 느낌이다. 특정한 상황에서 빠르게 어떤 형식의 yaml을 작성할지 머릿 속에서 빠르게 출력이 된다.
3) 새로운 오브젝트를 빠르게 학습하는 능력
이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 생각한다. 짧은 시간 동안 다양한 오브젝트를 배포해보면서, 비슷하지만 기능이 조금씩 다른 오브젝트들 간의 차이점과 상황별 사용법을 체득하게 되었다. 깊은 이해가 바탕이 되니 새로운 오브젝트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CKA 이후 진행한 업무는 ELK 스택을 Helm 차트로 배포하여 다른 클러스터로 마이그레이션하는 작업이었다. 쿠버네티스를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다면 단시간에 ELK 스택을 파악하고 마이그레이션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쿠버네티스 기반 지식이 있었기에 데이터베이스 관련 부분만 추가 학습하여 작업을 완료할 수 있었다.
마치며
CKA는 단순한 자격증 시험이 아니라, 쿠버네티스를 손에 익히는 과정이었다. 합격 자체보다도 11주간의 스터디와 두 번의 시험을 거치며 쌓인 실력이 진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CKA를 준비하고 있다면, 그냥 "아는 것"과 "숙달한 것"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데 집중하길 권한다. 그리고 한 번 떨어지더라도 괜찮다 — 재시험 기회가 있으니까.